『대반열반경』에 의하면,

라즈기르를 떠난 부처님은 나란다를 거쳐 파트나와 갠지스강을 건너 바이샬리의 암바팔리 동산과 벨루바 마을을 차례로 방문하신 후 밸루바마을에서 마지막 하안거를 보내시었다.

 그 당시 이미 부처님께서는 몸에 병을 얻어 약해진 상태였다. 그래서 이에 걱정스러운 아난다가 병이 어떠하신지를 묻자, 부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아난다야, 나는 이제 늙고 쇠하였다. 이미 여든에 이르렀다.

예컨대 아난다야, 낡은 수레는 가죽 끈에 의해 겨우 움직이듯이

생각컨대 나의 몸도 가죽 끈의 힘으로 겨우 움직이는 수레와 같다.

 ..... 바로 지금이나 또 내가 죽은 뒤이거나 스스로를 등명(燈明)으로 삼고

스스로를 의지처로 하되 남에게 의지하지 말며,

법을 등명으로 삼고  법을 의지처로 삼되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라.

이 도를 수행코자 하는 자야말로,

아난다야 그런 자야 말로 우리 비구승가에 있어 최고의 자리에 있는 자이다.”




 라는 말씀을 남기신 부처님은 마지막 안거를 마치고

바이샬리의 파후푸드라카(다자탑) 에서 또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시게 된다.




 '내가 등이 많 아프구나, 여기서 잠시 쉬어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좀 쉬어가고 싶구나'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나무그늘에 앉아 쉬고 계시는 동안 한 악마가 부처님을 찾아왔고

어서 열반에 들라고 말한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나는 나의 열반이 언제인지를 알고 있으니,

지금으로부터 석 달이 지나서  쿠시나가라의 사라쌍수 사이에서 열반에 들 것이니라'라는 말을 하셨고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자 갑자기 땅이 크게 진동하였다.

이에 놀란 아난다가 부처님의 열반에 대해 다시 묻자

부처님께서는 이제부터 3개월 후면 열반에 들리라는 말씀을 전하셨다고 한다.

그 후 부처님께서는 바이샬리를 떠나 쿠쉬나가라로 향하시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마침내 쿠시나가라의 사라쌍수 아래에

가사를 네 겹으로 접어 깔게 하신  다음,

머리를 북쪽에 두고 얼굴은 서쪽으로

오른쪽 옆구리를 침대에 놓으신 후 옆으로 조용히 누우셨다고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자리에 누우시자 사라나무는 갑자기 꽃이 피고

그 꽃잎은 부처님께서 누워계신 곳에  겨울에 내리는 눈처럼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아주 좋은  향이 나기 시작하였고  하늘에서 천사들의 노랫소리가 여러 곳에서 들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곧  저녁이 되었다.




 그날 밤 중 부처님께서 열반 하실 것이라는 소문을 전해들은 수바드라라는 늙은 수행자가 부처님을 찾아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부처님이시여, 세상의 모든 수행자들과 모든 이들이 서로 자신만의 생각이 옳다고 하며 서로를 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맞는지 안 맞는지를  알 수 있습니까? 어떤 사람이 정직한 수행자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깨달음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이에 부처님께서는

 "수바드라여, 팔정도를 행하지 않는 자는 좋은 수행을 한다고 말할 수 없다."

팔정도를 행하지 않고는 중도를 이룰 수 없으며,

중도를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있는 동안 수바드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귀의하였고 이렇게 해서 출가한 수바드라는 부처님 살아계실 때  마지막 제자가 될 수 있었다.




이제 밤이 되었다.

이 세상 모든 물체도 이 순간만은 숨을 쉬지 않았다.

그곳에는 오직 오랜 침묵만 있었다.

이윽고 그 침묵가운데 누군가 울기 시작하자,

그 울음 속에서 아난다가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질문하였다.

 "부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우리는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부처께서 열반에 드시면 우리는 가르침을 원해도 받을 곳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다?"




 "그때가 되면 아난다야, 너희는 모두 네 장소를 생각할 것이다.

곧 부처가 태어난 곳을 생각할 것이며 또,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곳,

그리고 부처가 법을 설하던 곳과 열반에 든 곳을 생각할 것이다.

너희들은 이 네 곳을 생각하므로 해서 부처를 기억할 수 있을 것이며,

그의 가르침을 생각해서 부처님의 법을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아난다야, 부처가 열반에 든 것을 보고 법이 없어졌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너희 비구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였다.

이제 그것이 너희 비구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내가 열반에 든 다음에도 법을  존중하기를

마치 어둠속에서 빛을 만난 사람이  빛을 귀중하게 생기고 ,

가난한 사람이  보물을 얻은 것처럼 하여라.

법은  너희들의 스승이기 때문이며, 내가 살아있는 것과 똑같게 생각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나를 보는 것은  법을 보는 것이고,

법을 보는 것은 또 나를 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달빛만 있는  사라나무 주변의 침묵 속에서  부처님의 설법은

사람들 마음 깊숙한 곳에 새겨졌다.

 잠시 후 모든 비구들을 불러 모으신 부처님께서는

어느 무엇이건 질문 있는지 물어보시고, 아무 물음도 없게 되자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남기시게 된다.




 "비구들이여 모든 현상은 변한다, 부지런히 노력해라."




이것이 부처님이 남기신 마지막 말씀이었다고 경전은  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마지막 말을 남기시고 부처님께서는 영원한 열반의 세계로

들어가시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사의 바다를 건너 열반의 저 언덕에 이르신 부처님.




 그날은 특별히도 달이 밝게 비치고 있었고,

사라나무 주위 여러 곳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피어났으며,

모든 세상의 땅을 움직일 수 있는 아주 큰 지진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날이 음력 2월 15일 밤. 이렇게 부처님은 열반에 드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