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부유함'은 서로 다른 상대적인 신분 명사로서 일반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은 부유하지 못하고, 부유한 사람은 가난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세상에는 가난한 부자도 많고, 가난하지만 부유한 사람도 너무나 많습니다.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는 가난한 동네에 살면서 하루 한 끼의 밥과 한 모금의 물만으로도 마음은 안락함으로 가득하게 지냈는데, 그를 누가 가난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대가섭 존자는 무덤가에 살면서 산과 물을 벗하며, 하루 한 끼만 먹고, 가사와 발우 외에는 가진 물건이 없지만 해탈자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니, 어느 누가 그를 가난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와 반대로 오늘날 고급 건물에 자가용으로 출입하면서 일하는 사람이 문을 열어 주면서 사는 사람을 볼 때, 날마다 돈을 회전시키고, 주식이 오르고, 떨어지는 문제로 얼굴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사는 것을 보면, 과연 그 사람이 부유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사람들은 천만금의 재산을 갖고 있고, 집과 땅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인색해서 베풀지 않고, 항상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부유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부자라고 진짜 부유한 것이 아니고, 가난하다고 정말로 가난한 것이 아니어서 빈부의 차이는 금전이나 물질로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사람들 중에는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기꺼이 사회 공익에 동참하고,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이 정신적인 큰 부자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매일 남의 이익을 빼먹을 생각만 하고, 모든 보이는 것은 다 자기 것으로 하려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은 설사 아무리 많은 재물이 있다고 해도 정신적으로는 영원한 거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불교에서 볼 때,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이 없습니다. 시간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활용해서 남을 돕는 일을 할 수 있으니, 그 사람은 시간적인 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로써 남들을 격려하고 칭찬할 수 있으니, 그 사람은 언어의 부자입니다. 미소와 즐거움과 친절한 예의로써 사람을 대하는 사람은 마음이 따스한 부자입니다.

 

힘이 좋아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힘있는 부자입니다. 그래서 탐하는 마음으로 항상 부족한 사람은 영원히 가난한 사람이고, 기꺼이 남을 돕는 사람은 영원한 부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재물로 말한다면, 일시적인 재물만 보아서는 안 되고, 영원히 생겨나는 재물을 보아야 하고, 한 사람의 재물을 볼 것이 아니라, 함께 가진 재물을 보아야 합니다. 또한 쌓아 놓기만 한 재물을 볼 것이 아니라, 잘 쓰여지고 있는 재물을 보아야 하며, 눈으로 보여지는 재물만 볼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있는 무형의 재물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지혜, 자비, 신앙, 기쁨, 만족, 참회를 갖고 있다면 이러한 것이 다 그 사람의 재산이 됩니다. [금강경]에 "만약 사구게(四句偈 네 구절의 게송)로 사람들과 두루 법연을 맺는다면, 삼천대천 세계의 일곱 가지 보물을 보시하는 것보다 더욱 월등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부자와 가난한 사람도 이런 견해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